마부인 홍대종(洪大宗) 등 : “저희는 해서고(海西庫)* 소속으로 예비용 말을 담당한 마부들입니다. 사신 행차가 압록강을 건넌 날에 중국에 바칠 예물과 길양식을 실은 짐바리가 책문(柵門) 밖의 비거리(碑巨里)에 도착하여 저희 다섯 명이 함께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추워서 밤을 지낼 수가 없으므로 저희끼리 ‘싣고 온 짐 중에서 유단(油丹)을 빼내 덮으면 좋겠다.’라고 하고는, 짐짝을 뒤져 보니 안에 백목(白木)이 있기에 각자 몇 필씩, 모두 51필을 빼내서 몸을 덮었습니다. 그때 함께 자던 이작은돌(李者斤土里), 김동재(金同才), 최지협(崔之俠), 박시영(朴時永) 등에게 들키는 바람에 12필을 나눠주어 네 놈의 입을 막았습니다. 저희가 훔친 것은 실제로 51필인데 관의 공문에서는 81필을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나머지 30필은 실로 저희가 알 바 아니지만, 인정하지 않고 버티다가 혹독한 형벌을 받기보다는 받아들이는 편이 낫겠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81필을 저희가 모두 물어내어야지 더 어쩌겠습니까?”
화물 운반 담당 장교인 임치화(林致和)ㆍ정의정(鄭義正)ㆍ유경득(劉京得) : “저희는 화물 운반을 맡은 장교들로서, 하는 일이라곤 마부들을 인솔하는 것뿐입니다. 그날 저녁 마부들은 수풀 속에 흩어져서 잤고, 그들이 자는 곳을 일일이 지킬 수도 없었는데, 흉악한 놈들이 이런 변괴를 일으킬 줄을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洪大宗等: “渠等以海西庫餘馬驅人. 使行次渡江之日, 馱載歲幣及乾糧等卜, 到柵外碑巨里, 渠等五人同爲止宿, 而日寒甚酷, 無以經夜. 故大宗渠向李周合等言曰‘所載卜中, 拔出油丹, 庇身禦寒爲好’云, 而搜見卜隻, 則內有白木, 故各各抽出, 合爲五十一疋, 而各自藏身之際, 爲同宿人李者斤土里ㆍ金同才ㆍ崔之俠ㆍ朴時永等所覺, 偸出五十一疋內, 十二疋則分給, 以爲四漢掩口之地. 渠等所偸, 實爲五十一疋, 而關文中見失數爻爲八十一疋, 則餘在三十疋, 實非渠等所知, 而與其不服徒受淫刑, 不若輸款之爲愈. 到此地頭, 八十一疋渠等擔當備納之外, 更無奈何?”
領卜將校林致和ㆍ鄭義正ㆍ劉京得: “渠等爲領卜將校, 擧行只爲領率驅人等之事, 而及其日暮, 許多驅人散處林藪, 不能逐處守直, 而詎意兇漢作此變怪乎?”
- 『일성록(日省錄)』 순조 33년(1833) 4월 6일 평안 감사의 장계
* 해서고(海西庫): 황해도에 있는 마사(馬舍)로, 삼사신 중 서장관이 타는 말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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