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비(哭婢) - 조여일

내일을여는신문 | 입력 : 2020/06/11 [10:06]

 

▲ 사진 조여일  © 내일을여는신문

 

<곡비(哭婢) - 조여일 > 

 

엄니는 등에 울음통을 짊어졌다

보리쌀 한 되에 울고 동전 몇 닢에도 울었다

 

엄니가 우는 날은 배가 불렀다

그래도 나는 '저 놈의 울음 통!' 하면서

잠든 엄니의 등을 발로 차고 도망갔다

 

외할머니가 감나무에서 떨어져 죽고

아버지가 술에 취해 물에 빠져 죽었다

 

엄니는 울지 않았다

사람들은 엄니를 독한 꼽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