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위한 기다림

한국고전번역원

조여일 | 입력 : 2019/07/03 [09:59]

                                         아이를 위한 기다림

   
사랑하여 가르친다는 것이 도리어 해치고 망가뜨리는 방법이 된다.

 

 

其所以愛而敎之者, 反爲賊害之術.
기소이애이교지자, 반위적해지술.


- 윤기(尹愭, 1741~1826), 『무명자집(無名子集)』 문고(文稿) 10책 「교소아(敎小兒)」

   
해설

   아이들은 사랑스럽다. 웃고 말하고 뛰놀고 장난치는 모습도 귀엽고 실수를 해도 예쁘기만 하다. 그러나 아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며 내 아이와 함께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남의 아이의 행동은 그냥 보아 넘기면 되지만 내 아이의 잘못은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에 내어 놓아도 부끄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인지라 아이가 이에 부응하여 잘 자라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번번이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거나 큰 소리로 호통을 치고, 심한 경우 주먹질에 발길질을 가하기도 하고 회초리로 사정없이 때리기도 한다. [輒瞋目以忿恚之, 大聲以叱喝之, 甚則拳踢交加, 鞭撻紛紜.]

 

 

   이는 윤기가 글을 가르치면서 아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화를 내고 체벌을 가하는 부모의 모습을 서술한 부분인데 일상의 다른 곳에서도 부모들은 가끔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 평소 아이를 사랑스럽게 대하다가도 아이가 부모의 바람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아이의 행동을 지적하여 야단을 치고 호통을 치다가 아이의 행동에 변화가 없으면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아이를 사랑해서 잘 가르쳐보려던 애초의 목적은 이미 온데간데없어지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아이에 대한 실망이 분노로, 분노가 폭력으로 바뀌어 결국에는 아이의 성품을 해치는 역설적인 상황이 되고 만다.

 

   윤기는 이러한 행동의 원인이 부모의 조급해 하는 마음에 있다고 보고 『논어』와 『맹자』의 글을 인용하여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빨리 이루려는 생각을 품지 말고 조장(助長)하지 말라는 경계를 범하지도 말아야 한다. 반드시 힘써 노력하되 기대하지도 말고 잊어버리지도 말아야 한다. [無懷欲速之念, 無犯助長之戒, 必有事焉而勿正勿忘.]

 

 

   아이의 더딘 성장을 마냥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데 아이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으면 속이 타고 답답하다. 그래서 화를 참지 못해 야단을 치고 호통을 치고 체벌을 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것일까? 부모들이 체벌을 가한 뒤에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고 스스로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은 아마도 체벌이 최선이 아니며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했음을 스스로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우선 순간의 화를 참아내고 차츰 아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서, 아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고 성취해 갈 수 있도록 지켜주고 기다려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글쓴이김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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