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가치

한국고전번역원

조여일 | 입력 : 2019/03/06 [13:27]

                                             실패의 가치

   
분발은 용기를 끌어내는 길잡이이고 실패는 성공을 이루는 계기이다.

 

 

奮者  勇之倡  失者  得之機
분자  용지창  실자  득지기


- 김창협(金昌協, 1651~1708), 『농암집(農巖集)』 권21 「증계달서(贈季達序)」

   
해설

   취업 시장에 한파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수십 장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여도 면접 기회를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많은 낙방과 실패로 취업준비생은 괴롭다. 자존감은 떨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어쩔 줄을 모른다. 주변 사람들의 격려와 조언에도 쉽사리 위로되지 않는다.

 

   위의 구절은 조선 후기 문인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이 과거 시험에 낙방한 사촌 동생 김창직(金昌直, 1653~1702)에게 보낸 글의 일부이다. 1차 시험인 사마시(司馬試)에는 합격하였으나 2차 시험인 복시(覆試)에 낙방한 사촌 동생에게 김창협은 위로하는 한편 축하를 전한다. 비록 낙방했지만 이를 계기로 분발한다면 스스로 역량을 키움으로써 훗날 그가 마음먹은 일을 모두 성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에 조말(曹沫)이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노나라의 장수가 되어 제나라와 싸웠으나 세 번이나 패배해 땅을 잃었다. 그러나 훗날 제나라·노나라 제후 간의 회담 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비수 한 자루를 가지고 제나라 환공과의 담판 끝에 잃었던 땅을 모두 돌려받았다. 조말이 공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앞선 실패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분발하여 용기를 내었기 때문이다.

 

   실패의 경험은 쓰디쓰다. 실패의 아픔을 다시 겪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탓에 재도전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두려움을 떨쳐내고 의지를 갖고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바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실패는 결코 끝이 아니다. 그 자리에 멈추지만 않는다면, 실패는 도리어 나를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되고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창협의 위로 덕분일까 김창직은 결국 문과(文科)에 급제하였다.

글쓴이이승철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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