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의 독서법

한국고전번역원

조여일 | 입력 : 2018/10/10 [09:16]

                                                선현의 독서법

   
도에 들어가는 데 있어 이치를 궁구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으며,
이치를 궁구하는 데 있어 독서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다.

 

 

入道莫先於窮理    窮理莫先乎讀書
입도막선어궁리  궁리막선호독서


- 이이(李珥, 1536~1584), 『격몽요결(擊蒙要訣)』 「독서(讀書)」

   
해설

   이 글은 조선중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6~1584)가 지은 『격몽요결(擊蒙要訣)』「독서(讀書)」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율곡선생은 이 글에서 학문에 입문한 초학자들을 위해 독서의 중요성과 방법, 순서 등을 말하였습니다. 위의 글은 그 중 독서의 중요성을 말한 것으로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항상 이 마음을 보존하여 사물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반드시 이치를 궁리하여 선을 밝힌 연후에야 마땅히 행해야 할 도가 뚜렷하게 앞에 있어 진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도에 들어가는 데 있어 이치를 궁구하는 것보다 더 먼저 할 것이 없으며, 이치를 궁구하는 데 있어 독서하는 것보다 먼저 할 것이 없으니, 성현이 마음을 쓴 자취와 본받을 선과 경계할 악이 모두 책에 있기 때문이다.[學者常存此心 不被事物所勝 而必須窮理明善 然後當行之道 曉然在前 可以進步 故入道莫先於窮理 窮理莫先乎讀書 以聖賢用心之迹及善惡之可效可戒者 皆在於書故也]

 

   즉 배우는 사람들이 학문의 진보를 위해서는 이치를 궁구해야 하고 그 이치를 궁구하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성현의 자취와 선악의 경계가 기록되어 있는 책을 읽는데서 시작해야 함을 말한 것입니다. 이와 아울러 율곡선생은 독서할 때에 두 가지 경계할 것을 말하였는데, 첫째는 “만일 입으로만 읽을 뿐 마음으로 체득하지 못하고 몸으로 실행하지 못하면, 글은 글 나는 나가 될 것이니 무슨 보탬이 있겠는가.[若口讀而心不體身不行 則書自書我自我 何益之有]”라고 하여 독서를 통해 이치를 궁구하고 실천하는 데에까지 이르러야 함을 말씀하였습니다. 둘째는 “독서를 할 때는 반드시 책 한 권을 숙독하여 의미를 모두 알아 의심이 없이 훤히 알게 된 후에 다른 책으로 바꿔 읽어야 하니, 많이 읽기를 탐하고 얻기를 힘써 급하게 대충 읽고 넘겨서는 안 된다.[凡讀書 必熟讀一冊 盡曉義趣 貫通無疑 然後乃改讀他書 不可貪多務得 忙迫涉獵也]”라고 하여 대충 눈으로만 읽기보다는 문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숙독을 권하였습니다.

 

   어느덧 무덥던 여름이 가고 파란 하늘은 높아지고 짙었던 녹음은 채색 옷으로 갈아입는 가을이 되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햇살 좋은 곳에 앉아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훌륭한 선인들을 만나고 삶의 지식을 얻고 그 지식을 실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글쓴이권헌준(權憲俊)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주요 번역서
  • 『창계집(滄溪集)』3, 한국고전번역원, 2015
  • 『겸재집(謙齋集)』,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抄)』), 『일성록(日省錄)』(정조22년) 등 번역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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